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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Yeobaek

Philosophy

말로 다 하지 못한 것을 재료로 옮깁니다

여백은 미술치료와 심리상담을 함께 운영하는 스튜디오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설명하게 하지 않습니다. 대신 손에 재료를 쥐여 드립니다.

상담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문장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입니다. 그것은 표현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경험은 애초에 문장의 모양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굳어 있는 어깨, 자꾸 되감기는 장면, 이유를 모르겠는 눈물은 문장으로 번역되는 순간 상당 부분을 잃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순서를 바꿉니다. 먼저 재료를 만지고, 그다음에 이야기합니다. 수채는 번지고, 목탄은 자국을 남기고, 점토는 손의 온도만큼 형태가 됩니다. 재료가 반응하는 방식은 그것을 쥔 사람의 상태를 정확하게 되비춥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 되비침을 함께 읽는 것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목표가 아닙니다. 잘 그릴 필요도, 무언가를 만들어 낼 필요도 없습니다. 여덟 번의 회기가 끝났을 때 남는 것은 여덟 장의 그림이 아니라, 그것을 그리는 동안 자신에 대해 알게 된 몇 가지입니다.

“회화의 여백은 비어 있는 곳이 아니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곳입니다. 우리는 그 자리를 남겨 두는 일을 함께 합니다.”

Principles

우리가 하지 않기로 한 것들

  1. 01

    해석하지 않습니다

    그림에 담긴 의미를 치료자가 먼저 규정하지 않습니다. 색과 형태에 관한 사전(辭典)은 존재하지 않으며, 같은 검은색이 누구에게는 애도이고 누구에게는 안도입니다. 의미는 내담자가 스스로 붙일 때에만 유효합니다.

  2. 02

    완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회기 안에서 작업을 끝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중단된 그림, 뭉개진 점토, 빈 종이 모두 그 자체로 하나의 기록입니다. 우리는 남겨진 상태를 그대로 보관하고 다음 회기에 다시 꺼냅니다.

  3. 03

    재료를 함부로 고르지 않습니다

    재료는 분위기가 아니라 처방입니다. 통제를 놓아야 하는 사람에게 목탄을 쥐여 주지 않고, 형태를 붙잡아야 하는 사람에게 물을 잔뜩 주지 않습니다. 첫 회기의 절반은 어떤 재료가 맞는지를 함께 찾는 데 씁니다.

  4. 04

    기록을 남깁니다

    모든 회기의 작업물은 촬영해 보관하고, 종결 시 아카이브로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변화는 대개 회기 안에서가 아니라 지난 작업을 나란히 놓았을 때 보입니다.

Practitioners

세 사람이 일합니다

각자 오래 다뤄 온 재료가 다릅니다. 초기 상담에서 어느 쪽이 맞는지 함께 정합니다.

  • 대표 · 미술치료전문가

    이서한Lee Seohan

    “물을 다루는 시간을 오래 연구했습니다. 통제를 놓는 일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그리고 놓고 난 뒤에 무엇이 남는지가 제 오랜 질문입니다.”

    • 한국미술치료학회 미술치료전문가 (제1급)
    •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치료학 석사
    • 前 국립정신건강센터 예술치료팀
    • 2016년 여백 설립
  • 임상심리전문가 · 슈퍼바이저

    한도연Han Doyeon

    “애도와 상실을 주로 만납니다. 지운 자리가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함께 견디는 일이 상담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국임상심리학회 임상심리전문가
    •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임상심리사 1급
    • 서울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박사수료
    • 2019년 합류
  • 조직심리 · 기관 프로그램 총괄

    정유경Jung Yukyung

    “조직 안에서 개인이 감당하는 감정노동을 다룹니다. 팀 단위로 손을 움직이는 시간이 회의 열 번보다 정확할 때가 있습니다.”

    •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1급
    • 기업 EAP 프로그램 설계 9년
    • 2021년 합류

Studio

공간은 배경이 아니라 조건입니다

네 개의 방은 각각 다른 방위를 보고, 다른 재료를 씁니다. 부동산에서 감점 요인인 북향을 고른 이유는 하루 종일 빛의 온도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젖은 방

The Wet Room

물을 마음껏 쓰는 방입니다. 바닥은 물이 떨어져도 되는 마감이고, 창은 북향이라 하루 종일 빛의 온도가 바뀌지 않습니다. 젖은 종이를 걸어 말리는 줄이 천장을 가로지릅니다.

23㎡ · 북향 · 개인 회기

마른 방

The Dry Room

목탄과 파스텔을 쓰는 방입니다. 벽 한 면 전체가 작업면이라 종이를 세워 두고 서서 그릴 수 있습니다. 가루가 날리는 재료를 위해 별도의 환기 계통을 두었습니다.

27㎡ · 서향 · 개인 · 커플 회기

흙의 방

The Clay Room

점토 작업과 소규모 집단을 위한 방입니다. 큰 나무 상판 하나만 두었고 의자는 등받이가 없습니다. 손을 씻는 개수대가 방 안에 있어 회기 중에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34㎡ · 남향 · 개인 · 4인 이하 집단

여백

The Margin

아무 재료도 없는 방입니다. 회기 전후로 혼자 앉아 있을 수 있는 자리이며, 예약 없이도 쓸 수 있습니다. 이 방의 이름이 스튜디오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11㎡ · 동향 · 상시 개방

오시는 길과 방문 안내